*앙스타 전력 60분으로 썼습니다! 주제는 이면(裏面)이었어요!
*여전히 캐 해석에 자신이 없습니다(고질병)
마오는 지나치게 무리하는 경향이 있었다. 아주 처음부터 잘못 길이 들어버린 나사처럼 꽉 꽉 조이기만 할 줄 알았지, 그것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해선 일말의 예상도 못하곤 했다. 말로는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 제발 그만둬주라, 하면서도 남의 수발이란 수발은 다 들었다. 많은 이들이 마오 덕분에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곤 했다.
한 발 물러서서 보고 있는 자신에게도 이리 잘 보이는데, 정작 모르는 건 당사자 뿐이었다. 어차피, 사람이란 자기 자신을 위주로 생각하니까 그에게 미안함을 느끼더라도 또 필요해지면 손을 뻗겠지. 그러면 저 순한 멍청이는 투덜거리면서도 또 그들을 위해 움직이곤 할 테였다.
뭐, 그의 눈물겨운 선행을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었지만.
턱을 괸채 비스듬히 버티며 눈을 깜빡이던 리츠가 결국은 또 주르륵 미끄러져 책상에 머리를 쿡 박듯이 기댔다. 애초에 이런 시간까지 부득부득 제 몸을 추스리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자, 리츠. 네 것도!"
머리에 프린트 한 장이 툭 놓여졌다. 으윽, 하고 눌린 소리를 내기도 전에 발걸음이 제 곁에서 빠르게 멀어졌다. 탁탁탁. 경쾌한 소리가 지나가고 나서야 리츠가 부스스 고개를 들었다. 그냥 평범한 유인물이었다. 뭔가 적힌 것 같기야 하지만, 나중에 낫쨩한테 물어보면 되고.
"……."
리츠가 가지는 불만은 간단명료했다. 늘 자신만 상대에 대해 알아차린다는 점.
"…재미없어."
옆을 보니 마오는 오오가미 코가에게 리츠에게 건넨 것과 똑같은 유인물을 내밀고는 무언가 설명하고 있었다. 리츠는 가만히 그것을 보고 있다가, 제 몫의 유인물을 들어 마오를 가렸다. 언제나 불만에 차 있는 것 같은 코가의 옆모습이 보였다. 마오가 없는 공간이었다. 그래, 갑자기 그 소꿉친구가 사라지더라도 세상은 달라질 게 없었다. 그런데도 혼자 애쓰고 있으니 억울했다. 자신의 것이 혼자 돌아다니며 제가 가져야 할 몫을 남에게 나누고 있으니, 늘 리츠의 손에 떨어지는 건 부족하고 모자라기만 할 뿐이었다.
다시, 유인물을 집은 손을 팔랑, 하고 움직이자 이번엔 코가가 가려지고 무언가 말을 이어가는 마오의 모습이 보였다. 그렇다면, 이번엔 이사라 마오뿐인 공간이라고 가정해보자.
"……."
이렇게 가정을 아무리 하고 봐도, 알아주지도 않을거니까.
팔랑,
심술을 부리듯 손에 달랑 들려있던 유인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리츠는 마오가 제 몸을 어떻게 혹사시키는 말든, 딱히 적극적으로 나서서 말릴 생각은 없었다. 그냥 계속 계속 눈에 밟힐 뿐이었다.
ㅡ
"마ㅡ군."
하고, 부르기 전에 알아채주면 좀 덧나는걸까. 부르는 것도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었다.
"어? 왜? 무슨 일인데?"
"뭐…. 딱히."
"…? 불러놓구선 그 밍밍한 반응은 뭐야."
아이돌과의 특성상, 스케쥴이 꽉 차서 바쁠 때와 일정이 비어 한산할 때의 갭이 굉장했다. 날이 점차 더워지고 있을 때라 저번보다 묘하게 마른 것 같았다.
"요즘 그거해…? 으아함…. 다이어트, 라고 하는 그런 거……."
"엥? 아니, 딱히 하지는 않는데."
"그래……."
말라가는 손목도 마오 스스로보다 리츠가 먼저 알아챘다. 이번에도 역시, 였다. 이 달라지지 않는 순서가 아주 가끔은 짜증스러웠다.
"나는…,"
"응?"
"눈치 없는 건 그다지 안 좋아하는지도……"
"엑. …저기, 뭔가 화난 게 있으면 말해 주지 않을래?"
"자꾸 가버리니까 모르는거야."
그래서 심술을 부리게 되었다. 따가운 햇살을 버틴 만큼, 갈증 나는 것에 대해 칭얼거리지 않은 만큼 모아둔 것이 조금씩 새어나가 버리는 거였다. 마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면서도 먼저 그 자리를 뜨지 않았다.
"……."
초조한듯 살짝 쥐어잡고 있던 손이 풀렸다가 다시 돌아왔다. 아마 마오는 이 순간에도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되짚어 보고 있을 거였다. 그리고 알아내지 못하겠지.
"…잠시 와봐."
역시 손목, 전보다 마른 게 분명했다. 리츠는 마오의 손목을 잡아 끄는 제 손의 힘을 조금 풀었다. 이래서야, 점점 피냄새가 가물어 질 것만 같았다
ㅡ
둘을 놓고 보면 꽤 다르게 보일 거였다. 밝고, 태양같은 이사라 마오와 그늘 속에서 묻어 다니는 사쿠마 리츠.
"무슨 일인건데? 여기는…."
"빈 교실."
"아니, 열쇠를 왜 네가 가지고 있어. 너……."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이 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꽤나 조용하고, 커튼이 두꺼운 소재로 되어 있다는 정도였다. 적당히, 책상 위에 걸터앉은 리츠가 두 팔을 뻗었다.
"진짜. 아까부터 뭐하는……."
"마ㅡ군을 위한 선물."
"어…? 뭐가…?"
그리고는 폭 끌어안고는 머리를 툭 기댔다.
늘 싹싹하고 바지런한 이사라 마오와 잠만 자는 사쿠마 리츠. 딱, 한 장 차이였다. 조금만 신경 써서 뒤집으면 금방 그 이면이 드러나는 것 처럼.
늘 움직이니까, 휴식이 필요한 이사라 마오와 늘 피해 다니니까, 숨을 장소만 잘 아는 사쿠마 리츠.
마오는 또 몇번이나 리츠? 릿 쨩? 하고 이름을 부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길게 숨을 뱉으며 한 손으로 리츠의 뒷머리를 쓸어내렸다. 아마, 무턱대고 어리광 부리는 쪽은 이쪽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몰랐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있던 리츠가 눈을 감았다. 그렇게 생각해도 크게 상관없긴 했다. 타인들이 어떻게 보든 말든, 자신은 이사라 마오의 양면을 모두 알아채는 존재였다. 긍정적인 면이든, 부정적인 면이든, 달가운 면이든, 답답한 면이든. 모두 모두 긁어 모아 전부.
가장 그에게 영향을 끼치고,
가장 가깝고,
가장 생각하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그래, 갑자기 이 소꿉친구가 사라지더라도 세상은 달라질 게 없었다. 그저 사쿠마 리츠만이 달라질 뿐이었다.
그렇다면, 이번엔 이사라 마오뿐인 공간이라고 가정해보자.
"마ㅡ군. 편하지?"
"조금 쉬었다 가는거야……."
그럼 거기엔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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